한동훈이 쏘아올린 '이민청'…전문가들 "다가올 미래 위해 필요"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접견실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5.30/뉴스1

법무부가 이민 정책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이민청 신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민청은 약 16년 전부터 설립 논의가 오갔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이민 정책을 체계적·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우수한 해외 인력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이민청 설치 필요성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청을 검찰청과 같이 법무부의 외청으로 출범시키는 방안이다.

이민청은 이민정책을 세우고, 여러 부처가 수행하는 이민 관련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신설 논의는 한 장관 출범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장관은 17일 취임사에서 "이민청 설립 검토를 포함해 이민정책을 수준높게 추진해나갈 체제를 갖춰나가자"고 밝혔다.

 

한 장관은 28일에도 취재진에게 "단순 출입국 관리, 불법체류자 단속의 관점이 아니라 인구·노동·치안·인권·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 등을 고려한 국가 대계 차원에서 원칙을 세워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선진국에서 이미 운용 중인 전문성 있는 조정자 역할을할 '콘트롤타워' 설립 등 선진화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민청은 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그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민자 수가 계속 늘고 있으나 관련 정책은 각 행정부처가 조금씩 담당하는 실정이어서 정책 집행의 효율성 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서다.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 인구 수는 2020년 기준 214만6749명으로, 전체 인구 중 4.1%를 차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민정책 총괄 추진 기구'의 한 형태로 이민청 설립을 제시한 2006년 당시 54만명의 4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민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부 환경은 그대로다. 이민 관련 정책 수립과 집행은 각 부처가 나눠 담당해왔는데, 법무부(출입국·난민), 여성가족부(다문화 가정), 외교부(재외 동포), 고용노동부(외국인 근로자), 행정안전부(외국인 주민)등이다.

각 부처가 담당 분야의 전문성은 확보하고 있지만 이민 정책을 총괄할 기관이 없어 정책 중복·충돌 등 문제가 생기는 환경이다. 이를테면 2016년 정부는 중복 해소를 위해 '국제결혼 피해예방 교육'(여가부)과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법무부)을 통합했다. 이민 분야가 각 부처의 주요 사업이 아니어서 장기적·능동적 정책 수립이나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크다.

지난해 5월6일 법무부가 개최한 '외국인정책 관련 학회 간담회'에서 김태환 한국이민정책학회장 등 전문가들은 법무부에 "여러 부처에 분산돼 추진되고 있는 이민정책을 조정·연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통합적으로 외국인 정책을 추진할 총괄 기구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지낸 석동현 변호사는 "국방부에서 맡는 (이민자 자녀) 병역 관리 같은 구체적인 업무를 이민청으로 다 가져올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세부적인 기능은 각 부처에서 수행하되, 큰 시야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미 정책을 짤 메인 부서 내지 관청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설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많은 국가가 이민 정책을 전담할 관청을 두고 있다. 캐나다는 이민청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2019년 국 단위 조직에서 청 단위 조직으로 확대·개편하면서 이민자 관리, 인구 유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인구 절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이민 정책 재설계가 시급하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전체 인구의 72.1%인 약 3738명이지만 2050년에는 2419명(51.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환경에서 경제 활동 자원이기도 한 이민자의 유입을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저개발 국가에서 우수하고 다양한 인재들이 한국에서 배우고, 남아 살고 싶어한다"며 "이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이민자 관리 시스템과 이를 수행할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53016135634796&outlink=1&ref=https%3A%2F%2Fsearc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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